후대신 시리즈 #6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겉으로 보이는 외모만을 말하는 걸까요?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름다움을 훨씬 더 넓고 깊은 의미로 이해했어요.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세 명의 여신으로 표현했죠. 바로 카리테스(Charites), 우아함과 기쁨의 세 자매였어요.
카리테스는 그리스어로 '은총', '호의', '기쁨'을 의미하는 '카리스(Charis)'에서 나온 이름이에요. 로마인들은 이들을 그라티아이(Gratiae), 즉 '은혜의 여신들'이라고 불렀고, 영어로는 그레이스(Graces)예요. 우리가 쓰는 'grace(우아함)', 'graceful(우아한)'이라는 단어가 바로 여기서 나왔어요.
세 자매는 각각 다른 종류의 아름다움을 담당했어요. 아글라이아(Aglaia)는 빛나는 아름다움과 화려함을, 에우프로시네(Euphrosyne)는 기쁨과 즐거움을, 탈레이아(Thalia)는 꽃피는 풍요와 축제를 상징했어요. 이 세 가지가 모여야 진정한 아름다움이 완성된다고 그리스인들은 믿었어요.
카리테스는 항상 세 명이 함께 다녔어요. 손을 맞잡고 원무를 추며 노래하는 모습으로 그려졌죠. 이는 진정한 아름다움과 기쁨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할 때 더 빛난다는 의미였어요.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조화로운 아름다움'의 원형이 바로 카리테스예요.
오늘은 삶에 빛과 기쁨을 더해주는 카리테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아름다움의 여신이 됐고,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은총을 베풀었으며, 현대 예술과 문화에까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카리테스의 이야기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영원한 질문에 대한 고대의 답변이에요.

1. 세 자매의 탄생: 제우스의 기쁨과 에우리노메의 우아함
바다의 우아함에서 태어난 빛
카리테스의 탄생 이야기는 여러 버전이 있어요.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제우스와 에우리노메(Eurynome)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전승이에요. 에우리노메는 오케아노스의 딸로, 바다의 우아함을 상징하는 티탄 여신이었어요.
에우리노메는 파도처럼 우아하게 움직이는 춤의 대가였어요. 그녀가 춤출 때 바다가 잔잔해지고, 물고기들이 수면으로 올라와 구경했다고 해요. 제우스는 이런 에우리노메의 우아함에 매료됐어요. 권력이나 아름다움이 아니라, 순수한 우아함에 끌린 거였죠.
두 신의 사랑에서 세 딸이 태어났어요. 아글라이아, 에우프로시네, 탈레이아... 각자 어머니의 우아함과 아버지의 기쁨을 물려받았어요. 제우스는 이 세 딸들을 특별히 아꼈어요. 그들이 올림포스에 있으면 분위기가 밝아지고 모든 신들이 즐거워했거든요.
다른 전승에서는 제우스와 헤라 사이에서 태어났다고도 해요. 혹은 디오니소스와 아프로디테의 딸이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출생에 대한 여러 버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카리테스의 특별함을 보여줘요. 여러 신들이 카리테스를 자신의 자녀로 삼고 싶어 했던 거니까요.
어떤 전승이든 공통점은 있어요. 카리테스는 기쁨, 아름다움, 사랑과 관련된 신들의 후손이라는 거예요. 그들의 존재 자체가 삶의 긍정적인 면모를 상징했어요.
세 자매의 개성: 빛나고, 기뻐하고, 꽃피우다
큰언니 아글라이아(Aglaia)는 '빛나는 자', '찬란한 자'라는 뜻이에요. 그녀는 빛과 화려함을 상징했어요. 보석이 반짝이는 것, 별이 빛나는 것, 사람의 눈이 기쁨으로 빛나는 것... 모든 종류의 빛남이 아글라이아의 영역이었어요.
아글라이아는 나중에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Hephaestus)와 결혼했어요. 불과 빛의 결합이었죠. 못생기고 절름발이였던 헤파이스토스가 가장 아름다운 여신 중 한 명과 결혼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어요. 하지만 아글라이아는 겉모습이 아니라 헤파이스토스의 예술적 재능과 성실함을 보았어요.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면에 있다는 가르침이었죠.
둘째 에우프로시네(Euphrosyne)는 '기쁨', '즐거움'을 의미해요. 그녀는 웃음과 행복을 담당했어요. 축제의 웃음소리, 친구들과의 즐거운 대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기쁨... 모든 긍정적인 감정이 에우프로시네에게서 나왔어요.
에우프로시네는 세 자매 중 가장 활발하고 사교적이었어요. 그녀가 있는 곳에는 항상 웃음이 넘쳤어요. 우울한 사람도 에우프로시네를 만나면 미소를 짓게 됐어요. 그녀의 기쁨은 전염성이 있었거든요.
막내 탈레이아(Thalia)는 '번영하는 자', '꽃피는 자'라는 뜻이에요. 그녀는 풍요와 축제를 상징했어요. 봄에 꽃이 피는 것, 추수철의 풍요로움, 축제의 흥겨움... 이 모든 것이 탈레이아의 축복이었어요.
탈레이아는 자연과 특히 밀접했어요. 그녀가 지나간 곳에는 꽃이 피고, 나무가 무성해지고, 과일이 익었어요. 농부들은 탈레이아에게 기도하며 풍년을 빌었어요. 또한 탈레이아는 희극과 전원시의 뮤즈이기도 했어요. (같은 이름의 다른 여신일 수도 있지만, 종종 동일시됐어요)
세 자매가 하나인 이유
카리테스가 특별한 것은 항상 셋이 함께 다녔다는 점이에요.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어요. 손을 맞잡고 원을 그리며 춤추는 모습이 그들의 전형적인 이미지였죠.
이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어요. 진정한 아름다움은 겉모습(아글라이아)만으로는 부족해요. 내면의 기쁨(에우프로시네)이 있어야 하고, 풍요로운 삶(탈레이아)과 함께해야 완성돼요.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완전한 아름다움이 되는 거예요.
또한 카리테스는 주는 것과 받는 것의 순환을 상징했어요. 세 자매가 원무를 추는 모습은 선물과 감사가 끊임없이 순환하는 것을 나타냈어요. 한 사람이 주면 다른 사람이 받고, 받은 사람은 다시 주는... 이런 순환이 사회를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었어요.
철학자 세네카는 카리테스에 대해 이렇게 썼어요. "세 명인 이유는 주는 선물, 받는 선물, 되돌려주는 선물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은혜는 순환해야 한다. 주기만 하거나 받기만 하는 것은 불완전하다."
그리스 예술에서 카리테스는 종종 벗은 모습으로 그려졌어요. 이는 순수함과 진실함을 상징했어요. 아름다움과 은혜는 꾸밈이나 가식 없이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의미였죠. 동시에 서로를 껴안거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은 친밀함과 사랑을 나타냈어요.
아프로디테의 시종들
카리테스는 아프로디테(사랑과 미의 여신)의 시종이기도 했어요. 아프로디테가 바다에서 태어났을 때 카리테스가 그녀를 맞이했고, 이후 줄곧 그녀를 섬겼어요.
카리테스는 아프로디테를 단장시키는 일을 했어요. 목욕시키고, 향유를 바르고, 옷을 입히고, 장신구를 착용시켰어요.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치장이 아니었어요.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에 우아함, 기쁨, 풍요를 더하는 작업이었거든요.
아프로디테와 카리테스의 관계는 상징적이에요. 사랑(아프로디테)만으로는 부족해요. 거기에 우아함과 기쁨(카리테스)이 더해져야 진정한 사랑이 되는 거예요. 열정만 있고 우아함이 없는 사랑, 진지하기만 하고 기쁨이 없는 사랑은 불완전하다는 의미였죠.
특히 결혼식에서 카리테스의 역할이 중요했어요. 그들은 신부를 아름답게 단장시켜주고, 결혼 생활에 기쁨과 풍요를 가져다준다고 믿어졌어요. 결혼 찬가에는 항상 카리테스를 부르는 내용이 들어갔어요.
아프로디테가 어디를 가든 카리테스가 따라갔어요. 올림포스 연회에, 인간 세상의 축제에, 심지어 트로이 전쟁 때도... 카리테스는 아프로디테의 그림자처럼 함께했어요. 이들의 관계는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어요.
다른 신들과의 관계
카리테스는 올림포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여신들이었어요. 모든 신들이 그들을 좋아했거든요. 그들이 나타나면 분위기가 밝아지고, 다툼이 있어도 화해하게 됐어요.
특히 뮤즈들과 친했어요. 카리테스가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담당한다면, 뮤즈들은 예술과 학문을 담당했어요. 둘은 자주 협력했어요. 시를 쓸 때는 뮤즈의 영감에 카리테스의 우아함이 필요했고, 춤을 출 때는 뮤즈의 리듬에 카리테스의 기쁨이 필요했어요.
디오니소스(술과 축제의 신)와도 밀접한 관계였어요. 디오니소스 축제에는 항상 카리테스가 참석했어요. 포도주의 즐거움에 우아함이 더해지면 진정한 축제가 되는 거였죠. 하지만 카리테스는 절제도 가르쳤어요. 기쁨은 있되 과도하지 않게, 즐거움은 있되 품위를 잃지 않게...
헤르메스도 카리테스를 좋아했어요. 말재주의 신인 그는 설득력에 우아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거든요. 아무리 논리가 완벽해도 우아하게 전달하지 못하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었어요. 그래서 헤르메스는 중요한 협상을 할 때 카리테스에게 도움을 청했어요.
심지어 전쟁의 신 아레스조차 카리테스를 존중했어요. 전쟁에도 일종의 우아함이 있다고 아레스는 생각했거든요. 전략의 우아함, 용맹의 아름다움, 승리의 기쁨... 이런 것들이 카리테스의 영역이었어요.
2. 은총의 실천: 축제에서 예술까지
고대 그리스의 카리테스 숭배
카리테스는 그리스 전역에서 숭배됐어요. 하지만 특히 오르코메노스(Orchomenus)가 그들의 주요 숭배 중심지였어요. 이곳에는 아주 오래된 카리테스 신전이 있었는데, 세 개의 돌로만 이루어진 원시적인 형태였어요.
흥미로운 점은 초기에는 카리테스를 인간 형상이 아니라 돌로 표현했다는 거예요. 이는 카리테스가 너무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개념이어서 특정한 형태로 담기 어려웠기 때문이에요. 우아함과 은혜를 어떻게 조각으로 표현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카리테스는 점점 더 구체적인 형상을 갖게 됐어요. 기원전 5세기경부터는 세 명의 아름다운 젊은 여성이 손을 잡고 춤추는 모습으로 그려지기 시작했어요. 이 이미지가 르네상스 시대까지 이어졌죠.
아테네에서는 매년 카리테스를 위한 축제가 열렸어요. 이 축제는 특이하게도 밤에 열렸어요. 횃불을 들고 춤을 추며 카리테스를 찬양했어요. 젊은 여성들이 흰 옷을 입고 원무를 추는 것이 하이라이트였어요.
스파르타에서는 전쟁 전에 카리테스에게 제사를 지냈어요.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스파르타인들은 전쟁에도 우아함이 필요하다고 믿었어요. 용맹하되 잔인하지 않게, 승리하되 교만하지 않게... 이런 것들이 카리테스의 가르침이었어요.
결혼식과 카리테스의 축복
고대 그리스 결혼식에서 카리테스는 필수적인 존재였어요. 신부는 결혼 전날 밤 카리테스에게 기도했어요. "아름다움, 기쁨, 풍요로 저를 축복해주소서"라고 말이에요.
결혼식 당일, 신부를 단장시키는 것을 '카리테스의 일'이라고 불렀어요. 목욕, 화장, 의상, 장신구... 모든 과정에 카리테스가 함께한다고 믿었어요. 특히 화환을 쓰는 순간이 중요했어요. 꽃으로 만든 화환은 탈레이아(꽃피는 풍요)의 상징이었거든요.
결혼 행렬에서는 카리테스 찬가를 불렀어요. "아름다운 카리테스여, 올림포스에서 내려오소서. 이 결혼에 축복을 내려주소서. 빛나는 아글라이아여, 기쁨의 에우프로시네여, 풍요의 탈레이아여..."
신랑신부의 집에는 카리테스의 작은 상을 놓았어요. 이는 부부가 평생 우아함, 기쁨, 풍요 속에서 살기를 기원하는 의미였어요. 첫 아이가 태어나면 다시 카리테스에게 감사 제물을 바쳤어요.
결혼 1주년, 5주년, 10주년... 중요한 기념일마다 카리테스 신전을 방문하는 것이 전통이었어요. 부부가 함께 제물을 바치며 "카리테스의 축복으로 우리는 여전히 행복합니다"라고 감사를 표했어요.
예술가들의 수호신
카리테스는 모든 예술가들의 수호신이었어요. 시인, 화가, 조각가, 음악가, 무용가... 누구든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사람은 카리테스에게 의지했어요.
시인들은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카리테스를 불렀어요. 뮤즈가 영감을 준다면, 카리테스는 그 영감을 우아하게 표현하는 법을 가르쳐줬어요. 핀다로스(Pindar) 같은 위대한 시인도 자신의 시에서 카리테스를 자주 언급했어요.
조각가들에게 카리테스는 특별했어요. 세 자매가 춤추는 모습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끊임없이 조각의 주제가 됐어요. 인체의 아름다움, 움직임의 우아함, 조화로운 구성... 카리테스 조각을 통해 이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었거든요.
음악가들도 카리테스를 찬양했어요. 특히 리라(lyre) 연주자들은 카리테스를 특별히 숭배했어요. 리라의 우아한 선율이 카리테스의 은총에서 나온다고 믿었거든요. 연주 전에 "카리테스여, 제 손가락을 인도하소서"라고 기도했어요.
무용가들에게 카리테스는 궁극의 롤모델이었어요. 세 자매의 원무는 모든 춤의 원형으로 여겨졌어요. 무용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카리테스처럼 춤춰라. 우아하게, 기쁘게, 조화롭게"라고 가르쳤어요.
로마 시대의 그라티아이
로마 시대에 카리테스는 그라티아이(Gratiae)가 됐어요. 라틴어로 '은혜', '감사'를 뜻하는 'gratia'에서 나온 이름이에요. 영어의 'grace', 'gratitude', 'grateful' 모두 여기서 유래했어요.
로마인들은 그라티아이를 더 도덕적인 의미로 해석했어요. 단순히 아름다움이 아니라, 호의와 감사의 순환을 강조했어요.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면(gratia), 그 사람이 감사하고(gratitude), 다시 친절을 되돌려준다(grace)는 거죠.
로마의 정치인들은 그라티아이를 자주 언급했어요. 키케로는 "그라티아이 없는 사회는 야만이다"라고 했어요. 서로에게 호의를 베풀고 감사하는 것이 문명의 기초라는 의미였죠.
로마 예술에서 그라티아이는 더욱 인기를 끌었어요. 프레스코화, 모자이크, 조각... 도처에서 세 자매를 볼 수 있었어요. 특히 부유한 가정의 식당(triclinium)에 그라티아이 그림을 거는 것이 유행이었어요. 식사 자리의 즐거움과 우아함을 상징했거든요.
황제들도 그라티아이를 좋아했어요. 동전에 그라티아이를 새기기도 했어요. 이는 황제가 백성에게 은혜를 베푼다는 메시지였죠. 물론 선전의 성격도 있었지만, 그만큼 그라티아이가 보편적으로 사랑받았다는 증거예요.
르네상스의 재발견
중세를 거치면서 카리테스는 거의 잊혀졌어요. 기독교가 이교 신들을 배척했거든요.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에 극적으로 부활했어요.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Primavera, 봄)」에 등장하는 세 명의 춤추는 여인들이 바로 카리테스예요. 손을 잡고 우아하게 춤추는 그들의 모습은 르네상스 예술의 상징이 됐어요. 고대 그리스의 조화와 아름다움을 되살린 거죠.
라파엘로도 카리테스를 그렸어요. 그의 「세 미신(The Three Graces)」은 고전적 아름다움의 완벽한 표현으로 평가받아요. 세 자매가 서로를 껴안고 있는 모습은 사랑과 조화를 나타냈어요.
루벤스는 더 풍만하고 생동감 넘치는 카리테스를 그렸어요. 그의 그라티아이는 관능적이면서도 우아했어요. 바로크 시대의 풍요로움을 카리테스를 통해 표현한 거예요.
신고전주의 시대의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도 카리테스를 조각했어요. 대리석으로 만든 세 자매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부드럽고 우아했어요. 이 작품은 지금도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보물이에요.
카리테스는 서양 예술사에서 가장 자주 다뤄진 주제 중 하나예요. 시대마다 다르게 해석됐지만, 핵심은 같았어요. 우아함, 기쁨, 조화...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아름다운 가치들이었죠.
3. 현대의 카리테스: 미학에서 웰빙까지
우아함의 철학
카리테스가 가르쳐준 '우아함(grace)'은 현대 미학의 중요한 개념이에요. 철학자들은 우아함이 무엇인지 오랫동안 탐구해왔어요.
18세기 철학자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는 "아름다움은 작지만, 우아함은 곡선과 움직임을 가진다"고 했어요. 정적인 아름다움과 동적인 우아함을 구분한 거죠. 카리테스가 항상 춤추는 모습으로 그려진 것도 이런 이유였어요.
프리드리히 실러(Friedrich Schiller)는 『우아함과 존엄에 관하여』에서 카리테스를 직접 언급했어요. "우아함은 자유로운 움직임이다. 강제되지 않고,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아름다움이다."
현대 미학에서도 우아함은 중요한 가치예요. 디자인에서 '우아한 솔루션'이란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인 것을 말해요. 프로그래밍에서 '우아한 코드'는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코드를 의미하죠. 모두 카리테스의 정신을 담고 있어요.
발레에서 '그레이스'는 필수 요소예요. 기술적으로 완벽해도 우아함이 없으면 감동을 주지 못해요. 반대로 기술이 부족해도 우아함이 있으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요. 마야 플리세츠카야, 실비 기엠 같은 위대한 발레리나들은 모두 카리테스의 후예예요.
감사와 은혜의 심리학
카리테스의 다른 측면인 '은혜(grace)'와 '감사(gratitude)'는 현대 심리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예요. 긍정심리학에서는 감사가 행복의 핵심 요소라고 밝혀냈거든요.
로버트 에몬스(Robert Emmons)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감사 일기를 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고 건강하다고 해요. 이는 카리테스가 가르친 것과 같아요. 받은 은혜를 인식하고 감사하는 것이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거죠.
'은혜의 순환' 개념도 현대적으로 재해석되고 있어요.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 운동이 대표적이에요. 누군가에게 받은 친절을 그 사람에게 되돌려주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거예요. 카리테스의 원무처럼 끊임없이 순환하는 거죠.
또한 '그레이스풀 에이징(Graceful Aging)'이라는 개념도 있어요. 나이 들어가는 것을 우아하게 받아들이고, 매 순간을 감사하며 사는 태도를 말해요. 노화를 저항해야 할 적이 아니라 우아하게 맞이할 과정으로 보는 거예요.
웰빙과 조화로운 삶
카리테스의 정신은 현대 웰빙(well-being) 개념과도 맞닿아 있어요. 세 자매가 상징하는 것 - 빛나는 외모(아글라이아), 내면의 기쁨(에우프로시네), 풍요로운 삶(탈레이아) - 이 세 가지가 균형을 이뤄야 진정한 웰빙이 가능해요.
외모만 가꾸고 내면이 공허하면 불행해요. 돈이 많아도 기쁨이 없으면 의미 없어요. 정신적으로 만족해도 기본적인 물질적 안정이 없으면 불안해요. 세 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해요. 이것이 바로 카리테스가 항상 셋이 함께 다닌 이유예요.
현대의 '워라밸(work-life balance)' 개념도 카리테스의 정신과 통해요. 일과 삶의 균형, 성취와 여유의 조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우아하게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해요.
미니멀리즘 운동도 카리테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어요.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것,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삶... 이런 가치들은 카리테스가 추구했던 것이에요.
소셜 그레이스: 디지털 시대의 우아함
디지털 시대에도 카리테스의 가르침은 여전히 유효해요. 오히려 더 필요할지도 몰라요. 온라인 소통이 많아지면서 '소셜 그레이스(social grace)', 즉 사회적 우아함이 중요해졌거든요.
SNS에서 우아하게 소통하는 법, 의견 충돌을 우아하게 다루는 법, 온라인에서도 감사를 표현하는 법... 이런 것들이 새로운 형태의 카리테스 교육이에요.
'디지털 디톡스'나 '마인드풀니스' 같은 트렌드도 카리테스와 연결돼요. 기술에 압도되지 않고 우아하게 균형을 잡는 것, 순간순간을 감사하며 사는 것... 고대의 지혜가 현대적으로 부활한 거예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긍정적인 분위기 만들기'도 카리테스의 실천이에요. 에우프로시네가 어디를 가든 기쁨을 퍼뜨렸듯이, 온라인에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들이 현대의 카리테스예요.
예술과 패션에서의 카리테스
현대 예술에서도 카리테스는 계속 영감을 주고 있어요. 마티스의 「춤(Dance)」 연작은 카리테스의 원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에요. 단순화된 형태지만 움직임의 기쁨과 조화가 느껴지죠.
패션 디자이너들도 카리테스를 좋아해요. '그레이스풀 실루엣', '플로우잉 드레스', '에테레알 뷰티'... 이런 표현들은 모두 카리테스의 미학을 추구하는 거예요. 특히 발렌티노, 엘리 사브 같은 디자이너들의 작품에서 카리테스의 정신을 볼 수 있어요.
향수 업계에도 카리테스의 영향이 있어요. '그레이스 드 모나코(Grace de Monaco)', '플로럴 그레이스(Floral Grace)' 같은 이름의 향수들이 있죠. 우아함을 향으로 표현하려는 시도예요.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그레이스풀 리빙'은 하나의 스타일이 됐어요. 과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편안하면서도 우아한 공간... 이것이 카리테스가 추구했던 조화로운 아름다움이에요.
마치며
카리테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어떤 생각이 드나요? 아름다움이 단순히 겉모습이 아니라, 우아함, 기쁨, 풍요가 조화를 이룬 것이라는 걸 이해하게 됐을 거예요.
카리테스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을 가르쳐줘요. 진정한 아름다움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할 때 빛난다는 것, 은혜는 순환해야 한다는 것, 삶은 우아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
현대 사회는 카리테스를 절실히 필요로 해요. 모든 것이 빠르고 거칠어지는 시대에, 우아함과 조화는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필요한 거예요.
다음에 아름다운 것을 볼 때, 즐거운 순간을 경험할 때, 풍요로움을 느낄 때... 카리테스를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그 은혜에 감사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주세요. 세 자매가 손을 잡고 원무를 추듯이, 우리도 은혜의 순환에 동참하는 거예요.
카리테스가 보여준 것처럼, 삶은 우아하게, 기쁘게, 풍요롭게 살 수 있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세 자매처럼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춤추면 돼요. 그것이 바로 카리테스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