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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보스: 어둠의 신부터 심연, 공간까지 - 닉스의 형제이자 짝, 모든 어둠의 근원이 되다

by 룬티나 2025. 10. 7.

그리스 로마 고대 신 시리즈 #2

어둠을 경험해본 적 있나요? 진짜 어둠 말이에요. 도시의 밤은 사실 어둡지 않아요. 가로등, 네온사인, 자동차 불빛... 어디에나 빛이 있죠. 하지만 깊은 동굴 속, 지하실 깊은 곳, 혹은 깊은 밤 산속에서 모든 빛이 사라진 순간을 경험해보면 알 수 있어요. 진짜 어둠이 얼마나 절대적인지를요.

그리스 신화에서 이런 절대적 어둠은 단순한 빛의 부재가 아니었어요. 어둠 그 자체가 살아있는 존재, 바로 에레보스(Erebos)라는 원시 신이었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닉스(밤의 여신)만 알고 에레보스는 잘 모르는데, 사실 이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쌍둥이 같은 존재예요.

닉스가 시간적 개념의 밤이라면, 에레보스는 공간적 개념의 어둠이에요. 닉스는 "해가 진 후부터 뜨기 전까지"를 의미하지만, 에레보스는 "빛이 없는 공간 자체"를 뜻하죠. 동굴의 어둠, 지하세계의 어둠, 심연의 어둠... 이 모든 게 에레보스예요.

오늘은 닉스의 형제이자 배우자인 에레보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왜 어둠이 밤만큼이나 중요한 우주의 원리인지, 어둠이 없으면 빛도 없다는 역설적 진리는 무엇인지... 함께 탐험해볼게요.

 

 

 

에레보스: 어둠의 신부터 심연, 공간까지 - 닉스의 형제이자 짝, 모든 어둠의 근원이 되다
에레보스: 어둠의 신부터 심연, 공간까지 - 닉스의 형제이자 짝, 모든 어둠의 근원이 되다

 

 

1. 어둠의 본질: 닉스와 에레보스, 시간과 공간의 어둠

 

카오스에서 함께 태어난 쌍둥이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 따르면 에레보스는 카오스에서 직접 태어났어요. 닉스와 거의 동시에, 혹은 바로 직후에 나타났죠. 이 둘은 태생부터 서로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완벽한 쌍이었어요.

카오스라는 원초의 혼돈 속에서 가장 먼저 분리된 것들이 뭐였을까요? 첫째는 형태(가이아, 대지), 둘째는 시간(닉스, 밤), 셋째는 공간(에레보스, 어둠)이었어요. 이 세 가지가 있어야 우주가 존재할 수 있거든요.

에레보스라는 이름 자체가 "어둠"을 뜻해요. 그리스어로 그냥 darkness가 아니라 primordial darkness, 즉 원초의 어둠이에요. 태양도, 별도, 어떤 빛도 없던 우주 최초의 어둠이죠.

재미있는 건 에레보스가 때로는 장소의 이름으로도 쓰인다는 거예요. "에레보스로 간다"는 표현은 "지하세계로 간다" 또는 "죽음의 세계로 간다"는 뜻이에요. 에레보스는 신이면서 동시에 공간이기도 한 거죠. 이게 바로 에레보스의 특별한 점이에요.

닉스와의 차이: 시간의 어둠 vs 공간의 어둠

많은 사람들이 닉스와 에레보스를 헷갈려 해요. 둘 다 어둠과 관련 있으니까요. 하지만 명확한 차이가 있어요.

닉스(Nyx)시간적 어둠이에요. 하루의 주기 중에서 해가 지고 난 후의 시간이죠. 닉스는 매일 저녁 검은 망토를 입고 하늘을 가로질러요. 그리고 아침이 되면 딸 헤메라(낮)와 교대하죠. 닉스의 어둠은 일시적이에요. 기다리면 끝나요.

에레보스(Erebos)공간적 어둠이에요. 빛이 도달하지 않는 장소 자체죠. 동굴 깊은 곳, 지하 세계, 바다 심연... 이런 곳은 낮이 와도 어두워요. 에레보스의 어둠은 영구적이에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아요.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 차이를 분명히 인식했어요. 시인 호메로스는 『오디세이아』에서 지하세계를 묘사할 때 "닉스의 땅"이라고 하지 않고 "에레보스"라고 불렀어요. 왜냐하면 지하세계는 밤이 와서 어두운 게 아니라, 원래부터 영원히 어두운 곳이니까요.

또 다른 예를 들면, 밤하늘은 닉스의 영역이에요. 어둡지만 별빛이 있죠. 하지만 땅속 깊은 곳, 빛이 전혀 없는 곳은 에레보스의 영역이에요. 완전한 암흑이죠.

현대적으로 비유하자면, 닉스는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라는 시간대예요. 반면 에레보스는 "지하 500미터"라는 장소인 거죠.

닉스와의 결합, 빛의 탄생이라는 역설

에레보스와 닉스는 형제이면서 동시에 부부가 됐어요. 시간의 어둠과 공간의 어둠이 결합한 거죠. 이 결합에서 가장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어둠과 어둠이 만나면 뭐가 나올까요? 당연히 더 깊은 어둠? 아니에요.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에레보스와 닉스의 첫 자식들은 아이테르(Aether, 상층 대기의 빛)헤메라(Hemera, 낮)였어요!

어둠에서 빛이 태어난 거예요. 이게 얼마나 심오한 의미인지 생각해보세요. 빛은 어둠의 반대가 아니라 어둠의 자식이에요. 어둠이 없었다면 빛도 없었을 거예요. 이건 그리스 철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예요.

플라톤은 이를 "대립쌍의 조화"라고 설명했어요. 세상은 대립하는 것들의 균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대립물들은 서로 적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 관계라는 거죠. 어둠이 빛을 낳고, 밤이 낮을 낳고, 죽음이 생명을 낳아요.

과학적으로도 이게 맞아요. 빅뱅 직후 우주는 완전한 어둠이었어요. 빛조차 직진할 수 없을 만큼 밀도가 높았죠.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 최초의 별들이 탄생했어요. 말 그대로 어둠이 빛을 낳은 거예요.

에레보스의 자식들: 어둠이 낳은 개념들

에레보스가 닉스와 함께 낳은 자식들을 보면 그의 본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빛(아이테르, 헤메라) 외에도 여러 자식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어둠과 관련된 추상적 개념들이었어요.

어떤 전승에서는 카론(Charon)이 에레보스의 아들이라고 해요. 카론은 죽은 자들을 배에 태워 스틱스 강을 건너게 하는 뱃사공이죠. 지하세계의 어둠 속에서 일하는 존재니까 에레보스의 자식으로 적합해요.

또 다른 전승에서는 닉스가 혼자 낳았다고 하는 자식들(모로스, 케르, 타나토스 등) 중 일부를 에레보스와 함께 낳았다고도 해요. 이들은 모두 죽음, 운명, 고통 같은 어두운 개념들이죠.

이렇게 에레보스의 자식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어요. 모두 숨겨진 것, 보이지 않는 것과 관련 있어요. 지하세계(보이지 않음), 죽음(생명이 사라짐), 운명(미래는 보이지 않음)... 에레보스는 단순한 물리적 어둠이 아니라 알 수 없음, 신비, 은폐의 개념이기도 한 거예요.

 

 

2. 공간으로서의 어둠: 타르타로스부터 지하세계까지

 

에레보스와 타르타로스의 관계

에레보스를 이해하려면 타르타로스와의 관계를 알아야 해요. 둘 다 어둠과 깊이와 관련 있지만 다른 개념이거든요.

타르타로스(Tartaros)는 지하세계의 가장 깊은 곳이에요. 땅 아래, 하데스의 지하세계보다도 더 아래, 무한히 깊은 심연이죠. 헤시오도스는 "하늘에서 청동 모루를 떨어뜨리면 9일 만에 땅에 닿고, 땅에서 떨어뜨리면 또 9일 만에 타르타로스에 닿는다"고 표현했어요.

타르타로스는 장소예요. 신들이 적들을 가두는 감옥이죠. 크로노스와 티탄들이 제우스와의 전쟁에서 패한 후 타르타로스에 갇혔어요. 키클롭스와 헤카톤케이레스도 처음에 여기 갇혀 있었고요.

반면 에레보스는 타르타로스를 포함한 모든 어두운 공간을 아우르는 개념이자 신이에요. 타르타로스가 어두운 이유가 바로 에레보스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에요. 타르타로스는 에레보스의 가장 깊고 순수한 표현인 거죠.

다시 말해, 타르타로스는 "에레보스가 지배하는 가장 완벽한 장소"예요. 빛이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영원한 어둠의 심연이죠.

지하세계의 입구, 에레보스의 문

그리스 신화에서 산 자들의 세계와 죽은 자들의 세계 사이에는 경계가 있어요. 그 경계의 이름이 바로 에레보스예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지하세계로 내려갈 때, 그가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이 "에레보스의 땅"이라고 표현돼요. 이곳은 아직 하데스의 궁전은 아니지만, 이미 산 자들의 세계도 아니에요. 빛과 어둠의 경계, 삶과 죽음의 경계죠.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에서는 더 자세히 묘사돼요. 아이네아스가 지하세계로 내려갈 때, 먼저 깊은 동굴을 통과해요. 그 동굴이 점점 어두워지면서 마침내 완전한 어둠에 도달하는데, 그게 바로 에레보스예요.

산 자들은 에레보스를 넘을 수 없어요. 살아있는 자가 완전한 어둠 속으로 들어가면 길을 잃고 다시 나올 수 없거든요. 오직 신들의 도움을 받거나 특별한 안내자가 있을 때만 에레보스를 통과할 수 있어요.

카론의 배가 왜 중요한지 아시겠죠? 카론은 에레보스(그의 아버지)의 어둠 속에서도 길을 아는 유일한 존재예요. 그래서 죽은 자들의 영혼을 안전하게 안내할 수 있는 거죠.

동굴과 심연, 에레보스의 거처들

지상에도 에레보스의 거처가 있었어요. 바로 동굴이에요. 깊고 어두운 동굴은 에레보스가 지상으로 올라온 곳이라고 여겨졌어요.

고대 그리스 전역에는 "신성한 동굴"들이 있었어요. 델포이의 신탁소 아래에도 깊은 동굴이 있었고, 엘레우시스의 밀의종교 의식도 동굴에서 치러졌어요. 이런 동굴들은 단순한 구멍이 아니라 다른 세계로 가는 통로로 여겨졌어요.

특히 트로포니오스의 동굴은 유명했어요. 보이오티아 지방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이 동굴에 내려가면 미래를 볼 수 있다고 믿었어요. 하지만 그 과정이 정말 무서웠대요.

순례자는 먼저 며칠간 금식하고 정화 의식을 치러요. 그리고 좁은 구멍으로 동굴 속으로 내려가요. 완전한 어둠 속에서 며칠을 보내야 하는데, 그 동안 환상을 보게 돼요. 에레보스의 어둠 속에서 신들의 메시지를 받는 거죠.

동굴에서 나온 사람들은 모두 창백하고 멍한 상태였대요. 너무 깊은 공포를 경험해서 웃는 법을 잊어버렸다고 해요. "트로포니오스의 동굴에서 나온 것 같다"는 표현은 "너무 무서운 경험을 해서 정신을 잃은 것 같다"는 뜻의 속담이 됐을 정도예요.

바다의 깊은 곳도 에레보스의 영역이었어요. 햇빛이 도달하지 않는 심해, 그곳도 완전한 어둠이니까요. 고대인들은 바다 밑 깊은 곳에 또 다른 세계가 있다고 상상했어요. 에레보스가 지배하는 수중 왕국이요.

망각의 강 레테, 에레보스의 선물

지하세계에는 여러 강이 흐르는데, 그중 하나가 레테(Lethe) 강이에요. "망각의 강"이라고 불리죠. 이 강물을 마시면 과거의 모든 기억이 사라져요.

레테 강은 에레보스의 어둠과 완벽하게 어울려요. 기억을 잃는다는 건 과거가 보이지 않게 되는 거잖아요. 마치 어둠 속에서 길을 잃는 것처럼, 과거라는 길을 잃어버리는 거예요.

고대 그리스인들은 죽은 자들이 환생하기 전에 레테 강물을 마셔야 한다고 믿었어요. 전생의 기억을 모두 지우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거죠. 이건 에레보스의 어둠이 주는 선물이에요. 망각을 통한 새로운 시작이죠.

플라톤의 『국가』에서 에르는 사후세계를 여행하고 돌아와요. 그는 영혼들이 환생하기 전에 "레테의 평원"을 지나가는 걸 봤어요. 모두가 그 강물을 마시고 과거를 잊었어요. 오직 에르만 마시지 않았기에 기억을 가지고 돌아올 수 있었죠.

현대 심리학에서도 "건강한 망각"의 중요성을 강조해요. 모든 걸 다 기억하면 오히려 고통스러워요.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때로는 잊는 것도 필요하죠. 에레보스의 어둠은 이런 치유의 망각을 가능하게 해요.

 

 

3. 빛을 낳은 어둠: 현대 과학과 철학에서의 에레보스

 

빅뱅 이전, 우주의 에레보스

현대 우주론은 놀랍게도 에레보스의 개념과 일치해요. 빅뱅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약 138억 년 전 무한히 뜨겁고 밀도가 높은 특이점에서 시작됐어요. 하지만 그 이전에는 뭐가 있었을까요?

과학자들은 "이전"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고 해요. 시간과 공간이 빅뱅과 함께 시작됐으니까 "이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죠. 하지만 이걸 다르게 표현하면? 빅뱅 이전은 절대적 무(無), 즉 에레보스였던 거예요.

더 흥미로운 건 빅뱅 직후 우주의 상태예요. 처음 약 38만 년 동안 우주는 완전한 어둠이었어요. 빛이 없었던 게 아니라, 빛이 직진할 수 없었어요. 우주가 너무 밀도가 높아서 광자(빛의 입자)가 조금만 가다가 바로 다른 입자와 충돌했거든요.

이 시기를 "암흑시대(Dark Ages)"라고 불러요. 말 그대로 에레보스의 시대죠. 하지만 이 어둠 속에서 뭔가 일어나고 있었어요. 수소와 헬륨 원자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중력이 작용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약 2억 년 후, 최초의 별들이 탄생했어요! 어둠 속에서 빛이 나온 거예요. 에레보스가 아이테르를 낳은 신화가 과학적으로도 사실이었던 거죠.

블랙홀, 현대의 에레보스

현대 천체물리학에서 에레보스를 가장 잘 보여주는 건 블랙홀이에요.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강해서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천체예요. 말 그대로 "영원한 어둠"이죠.

블랙홀의 경계를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라고 불러요. 이 경계를 넘어가면 어떤 정보도 밖으로 나올 수 없어요. 이게 바로 에레보스의 경계와 똑같아요! 산 자들이 에레보스를 넘으면 돌아올 수 없듯이, 물질이 사건의 지평선을 넘으면 되돌아올 수 없어요.

더 신비로운 건 블랙홀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거예요. 우리의 물리 법칙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어요. 시간과 공간이 뒤바뀔 수도 있고, 특이점에서는 모든 물리량이 무한대가 돼요.

스티븐 호킹은 블랙홀도 증발한다는 걸 발견했어요. "호킹 복사"를 통해 아주 천천히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거죠. 이것도 에레보스가 결국 아이테르(빛)를 낳는다는 신화와 비슷해요. 어둠은 영원하지 않고, 언젠가는 빛으로 변한다는 거죠.

무의식, 마음속의 에레보스

심리학에서도 에레보스의 개념을 찾을 수 있어요. 특히 칼 융의 무의식 이론이 그래요.

융은 의식을 빙산에 비유했어요. 물 위에 보이는 부분은 의식이고, 물 아래 훨씬 더 큰 부분이 무의식이에요. 우리는 무의식을 직접 볼 수 없어요. 마치 에레보스의 어둠처럼 숨겨져 있죠.

하지만 무의식이 우리를 지배해요. 우리가 왜 특정한 행동을 하는지, 왜 특정한 사람을 좋아하는지, 왜 특정한 것을 두려워하는지... 이유를 모를 때가 많아요. 그건 무의식 속 깊은 곳, 에레보스 같은 영역에서 나오는 충동이기 때문이에요.

융은 또 그림자(Shadow)라는 개념을 제시했어요. 이건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어두운 면이에요. 분노, 질투, 욕망, 두려움... 이런 것들을 의식 밖으로 밀어내면 그림자가 돼요. 그림자는 무의식의 에레보스 속에 숨어있지만, 때때로 꿈이나 실수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요.

프로이트도 비슷한 개념을 이야기했어요. 억압된 기억, 금지된 욕망들이 무의식 속에 묻혀있다가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거죠. 정신분석은 이런 무의식의 어둠 속으로 내려가서 억압된 것들을 찾아내는 과정이에요. 마치 오디세우스가 에레보스로 내려갔던 것처럼요.

어둠의 필요성, 빛을 위한 휴식

현대 사회는 에레보스를 잃어가고 있어요. 24시간 밝은 도시, 잠들지 않는 인터넷, 끊임없는 정보의 홍수... 어둠이 사라지고 있어요.

하지만 과학은 말해요. 어둠이 필요하다고. 생물학적으로 어둠은 필수예요. 멜라토닌이라는 수면 호르몬은 어둠 속에서만 분비돼요. 빛이 있으면 분비가 억제되죠. 그래서 밤에도 밝은 빛에 노출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져요.

식물도 어둠이 필요해요. 낮에만 광합성하고 밤에는 쉬어야 해요. 밤에도 계속 빛을 쬐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제대로 자라지 못해요.

심리적으로도 어둠이 중요해요. 끊임없는 자극과 정보는 피로를 일으켜요. 때로는 "정보의 어둠", 즉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 고요한 시간이 필요해요. 명상이 왜 좋은지 아시죠? 외부 자극을 차단하고 내면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창의성 연구에서도 흥미로운 발견이 있어요. 많은 창의적 아이디어가 휴식 중에 나온다고 해요. 문제를 열심히 생각할 때가 아니라, 잠깐 쉬거나 산책할 때, 샤워할 때... 의식이 쉬고 무의식이 작동할 때 영감이 떠오르는 거죠. 에레보스의 어둠이 아이테르의 빛을 낳는 순간이에요.

에레보스와 함께 사는 법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에레보스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물리적 어둠을 받아들이기: 밤에는 전자기기를 끄고 진짜 어둠을 경험해보세요. 침실을 완전히 어둡게 하고, 가끔은 도시를 벗어나 별을 보세요. 어둠이 무섭지 않고 평화롭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정신적 어둠 존중하기: 모든 걸 다 알 필요는 없어요. 알 수 없는 것,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지혜예요. 미스터리, 신비, 불확실성... 이런 것들이 삶을 풍요롭게 해요.

무의식과 대화하기: 꿈 일기를 쓰거나 명상을 하면서 무의식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자신의 그림자를 인정하고 통합하세요. 완벽한 빛만으로는 온전한 사람이 될 수 없어요.

망각의 지혜: 모든 걸 기억하려고 하지 마세요. 때로는 잊는 것도 필요해요. 과거의 상처, 실수, 후회... 이런 것들을 레테 강에 흘려보내고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가지세요.

마치며

에레보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진리를 가르쳐줘요. 어둠은 빛의 적이 아니라 빛의 부모라는 것을요. 어둠 없이는 빛도 없고, 밤 없이는 낮도 없고, 무의식 없이는 의식도 없어요.

현대 사회는 어둠을 적으로 여겨요. 모든 걸 밝히고, 모든 걸 알고, 모든 걸 통제하려고 해요. 하지만 에레보스는 말해요. "완전한 빛은 눈을 멀게 한다. 진정한 지혜는 어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음에 어둠 속에 있을 때, 두려워하지 마세요. 에레보스가 당신을 품고 있는 거예요. 그 어둠 속에서 휴식하고, 치유받고, 새로운 빛을 준비하세요. 아침은 반드시 와요. 어둠이 빛을 낳는 건 우주의 법칙이니까요.

다음 편에서는 에레보스와 닉스가 낳은 첫 번째 자식, 아이테르(상층 대기의 빛)의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어둠에서 태어난 역설적인 빛, 신들이 숨 쉬는 천상의 순수한 공기에 대해 탐험해보겠습니다!